글로벌 특허, ‘등록만 하면 끝’이 아니다
서론
국내에서 특허를 등록한 기업이나 발명가라면,
해외 시장에 진출할 때 “해외에서도 이 특허를 보호받을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반드시 하게 된다.
특허는 국가별로 독립적인 권리이기 때문에,
한국에서 특허 등록을 받았다고 해도 미국, 유럽, 일본 등 다른 나라에서 자동으로 보호받을 수는 없다.
따라서 해외 시장에 진출하려면,
해당 국가의 특허청에 별도로 출원하거나 국제출원(PCT)을 통해 등록을 진행해야 한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외국에서 특허를 등록하는 과정에는 생각보다 많은 위험 요소(Risk)가 도사리고 있다.
이 글에서는 해외 특허 등록을 시도하는 개인, 스타트업, 중소기업이 반드시 인지해야 할
실무적인 리스크 5가지를 중심으로,
대응 전략과 함께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설명한다.
1. 국가별 심사 기준 차이: "한국에서는 됐는데 왜 미국에서는 안 되죠?"
특허는 국가마다 심사 기준이 다르다.
심사관의 판단 기준도, 법적 요건도 서로 다를 수 있기 때문에
한국에서 등록된 특허가 해외에서는 거절될 수 있다.
✅ 대표적인 차이점
신규성 기준 | 출원일 이전 전 세계 공개 기준 | 동일 | 동일 |
진보성 기준 | 기술자 기준 판단 | 매우 엄격 | 구조적 차별화 강조 |
특허 대상 | SW 일부 허용 | SW, 비즈니스 모델까지 가능 | 순수 SW 거의 불허 |
예를 들어,
비즈니스 모델 기반 소프트웨어 특허는 미국에서는 통과될 수 있지만, 유럽에서는 등록 자체가 불가능한 경우도 많다.
2. 번역 오류와 청구항 해석 문제
국제출원(PCT)이나 개별 국가 출원을 할 때,
명세서와 청구항을 각 국가 언어로 번역해서 제출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번역 실수가 발생하면,
원래의 기술 범위와 전혀 다르게 해석되어 등록이 거부되거나,
등록되더라도 침해소송 시 방어가 어려워질 수 있다.
📌 실무 사례
- 한국어로 작성된 특허 명세서에서 "자동 조정"이라는 단어를
영어로는 “automatic calibration”이 아닌 “auto-control”로 잘못 번역해
미국 심사관이 기술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하고 거절
3. 비용 부담: 단순 등록 비용이 전부가 아니다
해외 특허 출원은 상당한 비용이 소요된다.
통상적으로 한 국가에만 출원하더라도,
출원료 + 번역료 + 현지 대리인 수수료 + 등록 후 연차료까지 고려하면
1건당 수백만 원 이상이 필요하다.
여기에 여러 국가를 동시에 출원할 경우, 비용은 수천만 원대까지 증가할 수 있다.
💸 국가별 출원 평균 비용(1건 기준)
미국 | 약 500만~700만 원 |
유럽 | 약 800만~1,000만 원 |
일본 | 약 400만~600만 원 |
중국 | 약 300만~500만 원 |
➡️ 충분한 예산 계획 없이 무리한 해외 출원은 '등록 포기'로 이어질 수 있다.
4. 공개 시점과 우선권 문제
해외 출원을 할 때는 국제출원 우선권 제도(12개월 이내)를 꼭 활용해야 한다.
하지만 이를 놓치면,
이미 한국에서 출원한 기술이 해외에서는 신규성이 없는 기술로 간주되어
특허 등록 자체가 불가능해질 수 있다.
✅ 국제 우선권 제도(Priority Right)
- 최초 출원일로부터 12개월 이내에 다른 국가에 출원하면
최초 출원일을 기준으로 한 신규성 심사를 받을 수 있음 - 이 기간을 넘기면 기술 공개 이력으로 인해 거절될 수 있음
📌 실수 사례
- 한 스타트업이 한국에서 특허 출원 후,
14개월 후에 미국에 개별 출원을 시도했지만
이미 자사 블로그에 기술 설명을 게시했던 이력이 ‘신규성 상실’로 간주되어 거절
5. 현지 침해소송 및 분쟁 대응 부담
특허를 등록하는 목적 중 하나는
경쟁사의 침해를 막고, 법적으로 대응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실제로 침해 소송이 발생했을 때,
해외에서는 변호사 비용, 법정 대응 비용, 시간적 리스크가 엄청나다.
- 미국에서 특허 침해 소송 1건당 소송 비용: 약 10억 원 이상
- 유럽도 국가별 이중 대응 필요(예: 독일 + 프랑스 + 영국 등 각국 법정에서 따로 대응해야 함)
✅ 특허를 등록했더라도, 실제로 권리를 집행할 여력이 없다면 ‘죽은 특허’로 전락할 수 있다.
해외 특허 등록 리스크를 줄이는 실무 전략
✅ 전략적 국가 선정
– 모든 국가에 출원할 수는 없다.
– 자사 타깃 시장, 경쟁사 진출국, 생산 거점 국가 위주로 선택
✅ PCT 국제출원 활용
– 국제출원을 통해 우선권을 30개월까지 확보
– 그 사이에 시장 반응, 투자 유치, 추가 개발 여부를 판단하고 국가 개별 진입 결정
✅ 번역 품질 철저 관리
– 자동 번역 대신, 해당 분야 특허 전문 번역가 활용 필수
– 청구항은 기술 전문가 + 특허 전문가 협업으로 검토
✅ 현지 특허사무소 연계
– 한국 변리사를 통해 각국 검증된 로컬 파트너사무소 연계
– 언어 장벽, 커뮤니케이션 리스크 최소화
결론
해외 특허 등록은 단순히 권리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진짜 시장에서 기술을 보호하고 수익화할 수 있는 전략의 핵심이다.
하지만 그 과정에는
국가별 법적 차이, 비용 리스크, 번역 문제, 소송 대응 부담 등
국내에서는 잘 드러나지 않는 수많은 변수들이 존재한다.
해외 특허는 기술 보호를 글로벌 비즈니스로 확장하는 강력한 무기지만,
철저한 사전 준비와 전략적인 실행 없이는 오히려 시간과 돈을 낭비하는 결과가 될 수 있다.
"어디에 특허를 낼까?"보다 중요한 질문은
"왜 이 나라에 특허를 내는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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