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기술인데, 한국에선 등록되고 유럽에선 거절되는 이유는?”
서론
같은 기술로 특허를 출원했는데,
한국에서는 등록됐지만 유럽에서는 거절되는 경우,
또는 반대로 EPO(유럽특허청)에선 등록됐지만 한국에선 보정 요구가 나오는 경우,
생각보다 흔하게 발생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특허는 국가별로 심사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각 특허청은 기술의 진보성, 명세서 기재요건, 청구항 해석 등에서 고유한 기준을 갖고 있다.
이 글에서는 유럽(EPO)과 한국(KIPO)의 주요 심사 기준 차이,
심사 프로세스의 특징,
그리고 동일 기술을 다국적 출원할 때 유의해야 할 실무 포인트를 정리한다.
기본 전제: 특허는 ‘국가 단위 권리’다
- 특허는 국가마다 개별적으로 심사·등록되며
- PCT 국제출원이라도 각국 심사를 따로 진행해야 함
즉, 같은 명세서라도
EPO와 KIPO의 판단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 한국특허청(KIPO)의 심사 특징
✅ 1. 실용적 판단 중심
– 심사관이 산업 적용성, 기술 현실성에 주목
– 청구항의 범위가 조금 모호하더라도 산업적 의미가 있다면 인정되는 경우 많음
✅ 2. 명세서에 유연한 편
– 도면이 부족하거나 구체성 낮아도 보정 기회 많음
– 국내 출원인의 이해도 고려해 비교적 ‘친화적’ 접근
✅ 3. 진보성 판단에서 효과 중심
– 기존 기술 대비 **“기술적 효과가 있다”**면 인정 폭이 넓음
– 완전히 새로운 구조보다 개선된 방식도 진보성 인정 가능
✅ 4. 심사 기간 비교적 짧음 (평균 12개월 이내)
– 우선심사 신청 시 3~6개월 내 결과
🇪🇺 유럽특허청(EPO)의 심사 특징
✅ 1. 명확하고 논리적인 기술 설명 요구
– 명세서 작성에서 구성 간 논리적 연결, 구체성 매우 중시
– “기능적으로 가능하겠다”는 정도로는 부족
✅ 2. 엄격한 진보성 기준 (Problem-Solution Approach)
– 기존 기술과의 차별성 + 기술적 문제 해결의 논리성
→ 단순 개선, 속도 향상 등은 진보성 인정 어려움
✅ 3. 컴퓨터 구현 발명(CII)에 보수적
– “소프트웨어로 구현한 발명”은 기술적 기여 여부가 핵심
→ 단순 UI/UX 변화나 데이터 처리 방식은 거절 사례 많음
✅ 4. 명세서 수리 과정이 까다롭고 비용이 높음
– 보정 요구가 자주 발생하며
– 절차가 길고 비용이 높아짐 (보정 건당 수백 유로 이상)
실제 심사 결과가 갈렸던 사례
📌 사례 1: AI 기반 채팅 추천 시스템
- 한국: “대화 분류 로직의 정확도 향상” 인정 → 등록
- EPO: “알고리즘에 기술적 기여가 불충분” → 진보성 없음으로 거절
📌 사례 2: 반도체 패키징 구조
- 한국: 제조 방식 간소화로 산업적 유용성 인정
- EPO: 기존 기술과 차이 미미 → 청구항 보정 요구
📌 사례 3: 이커머스 상품 필터링 시스템
- 한국: 소비자 편의 향상으로 등록
- EPO: 기술적 문제 해결 아님 → 단순 기능으로 기각
실무자가 꼭 알아야 할 5가지 차이 포인트
명세서 기재 요건 | 비교적 유연함 | 매우 엄격 |
진보성 판단 기준 | 기술적 효과 중심 | 문제 해결 논리 중심 |
컴퓨터 구현 기술 | AI·SW 발명 우호적 | 기술적 기여 없으면 기각 |
보정 허용 범위 | 범위 넓음 | 제한적, 형식 중요 |
출원 전략 | 빠른 출원 유리 | 완성도 높은 명세서 필수 |
동일 기술을 한국과 유럽에 출원하려면?
✅ 전략 1: 출원 전 명세서 이중 점검
- EPO 기준으로 먼저 구성 → KIPO 보정 대응 가능
- 특히 청구항 구성은 EPO 심사관을 기준으로 작성
✅ 전략 2: PCT 국제출원 후, 유럽 진입 시 전문 번역 + 보정 적용
- 한국어 명세서를 단순 번역하는 건 매우 위험
- 유럽 진입 전 명세서 로직 및 기술 서술 구조 재정비 필요
✅ 전략 3: AI, SW 기반 기술은 ‘기술적 문제 해결’ 설명 강조
- “기술적으로 어떻게 기존 문제를 해결했는가?”
→ 기술적 효과만 말하면 불충분함
결론
같은 기술이라도
심사관이 누구인지, 어느 나라의 특허청인지에 따라
결과는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특허는 문서가 아니라 전략이다.
한국에서 된다고 유럽에서도 된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명세서의 논리성, 진보성 입증 방식, 구성 흐름까지 다르게 준비해야 한다.
글로벌 시장을 꿈꾼다면
글로벌 심사 기준을 알고 준비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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